변하는 명절 음식, 시장에서 만난 오늘의 명절 풍경

명절이 가까워지면 시장은 평소보다 조금 더 활기를 띤다. 사람들의 손에는 장바구니가 들려 있고, 상인들은 전이며 나물이며 떡을 가지런히 진열해 놓는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풍겨오고, 갓 부쳐낸 전에서는 따뜻한 김이 올라온다. 예전 같으면 명절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장바구니가 묵직했을 텐데, 요즘 시장을 바라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명절 음식도 먹을 만큼 조금씩, 여러 가지를 골라 사는 모습 이 자연스러워졌다. 명절이면 온 집안이 음식 냄새로 가득했던 시절 어릴 적 명절을 떠올리면 음식 냄새부터 생각난다. 명절 며칠 전부터 어머니는 장을 보셨다. 쌀이며 고기며 생선이며 과일을 사고, 커다란 장바구니에는 이것저것 담을 것이 많았다. 집에 돌아오시면 본격적인 명절 음식 준비가 시작됐다. 큰 대야에는 불린 고사리와 시금치, 도라지가 담겨 있었고, 부엌 한쪽에는 송편이나 떡을 준비하기 위한 재료들이 놓여 있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전 부치는 날 이었다. 동태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히고, 동그랑땡을 빚고, 호박과 두부도 노릇노릇하게 부쳤다. 프라이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전 냄새가 집 안에 가득했다. 어머니는 "아직 손대지 마라. 차례상에 올릴 거다."라고 하셨지만, 아이들은 부엌을 기웃거리며 잘 익은 전 하나를 슬쩍 집어 먹곤 했다. 그때 먹었던 전 한 조각의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아마 음식 자체의 맛보다도 명절이라는 특별한 날의 기억이 함께 들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에 가보니 달라진 명절 풍경 요즘 시장에 가보면 명절 음식이 아주 다양하다. 동태전, 동그랑땡, 깻잎전, 호박전, 산적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인류 역사 속 목욕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1. 고대 로마: 목욕탕은 거대한 '테마파크'였다


로마인들에게 목욕은 일상이자 최고의 유흥이었습니다.

  • 복합 문화 공간: 로마의 대중목욕탕인 '테르메(Thermae)'는 단순히 씻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도서관, 체육관, 정원, 심지어 식당과 상점까지 딸린 오늘날의 대형 복합 쇼핑몰 같은 곳이었죠.
  • 황제의 선물: 로마 황제들은 민심을 얻기 위해 거대한 목욕탕을 지어 시민들에게 무료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개방했습니다.
  • 올리브유와 '스트리질': 당시엔 비누가 없었습니다. 대신 몸에 올리브유를 바른 뒤, **'스트리질(Strigil)'**이라는 구부러진 금속 도구로 기름과 때를 긁어내며 씻었습니다.


2. 중세 유럽: "씻으면 병에 걸린다?"는 오해


중세 유럽은 흔히 '목욕의 암흑기'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 종교적 이유: 초기 기독교에서는 목욕을 육체적 쾌락으로 간주해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수도원 내부에는 여전히 목욕 시설이 있었고, 청결을 미덕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 흑사병의 공포: 14세기 흑사병이 창궐하자 의사들은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면 모공이 열려 독기가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물을 멀리하게 되었고, 대신 향수와 화려한 옷으로 냄새를 가리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 루이 14세의 일화: '태양왕' 루이 14세는 평생 목욕을 단 몇 번밖에 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청결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3. 동양의 목욕: "몸을 씻는 것은 마음을 닦는 것"


동양에서 목욕은 종교적 수행과 깊은 연관이 있었습니다.

  • 불교의 영향: 한국, 중국, 일본 등 불교 문화권에서는 목욕을 **'목욕재계(沐浴齋戒)'**라 하여 신성한 의식으로 여겼습니다. 절 안에는 항상 목욕 시설이 있었고, 부처님께 공양하기 전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 고려시대의 청결함: 송나라 사신이 쓴 《고려도경》을 보면 **"고려 사람들은 하루에 세 번씩 목욕을 하며, 남녀가 시냇가에서 함께 씻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깨끗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조선시대의 유교 문화: 유교가 강조되면서 옷을 다 벗고 씻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옷을 입은 채로 부분적으로 씻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4. 재미있는 목욕 잡학 지식


  •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유레카!"를 외치며 발가벗고 거리로 뛰어나온 장소도 바로 고대 그리스의 목욕탕이었습니다. 부력의 원리를 목욕탕에서 발견한 것이죠.
  • 일본의 혼탕 문화: 일본 에도 시대에는 남녀가 함께 목욕하는 '혼탕'이 흔했습니다. 이는 서구 열강이 들어오기 전까지 일본인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공동체 문화였습니다.
  • 최초의 비누: 고대 로마의 '사포(Sapo) 언덕'에서 제물을 태울 때 나온 기름과 재가 섞여 흘러내린 것이 비누의 기원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여기서 Soap라는 단어가 유래했습니다).


목욕의 역사는 알면 알수록 인간의 가치관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여주는 거울 같습니다.